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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2020년 12월 18일(금) 18:42 [온양신문]

 

아산의 효자와 잉어 이야기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초빙교수)

ⓒ 온양신문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효행설화 중에는 효자가 추운 겨울철에 잉어를 구하여 부모님의 병을 고쳤다는 내용이 있다. 잉어는 인류와 오랜 시간 함께한 어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귀한 물고기로 여겨졌다. 그래서인지 ‘잉어가 병을 고치는 효험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설 속에 자주 등장한다.

조선 시대 효행설화를 널리 퍼뜨리는 과정에서 잉어 이야기가 전국 곳곳의 전설 속에 들어간 듯하다. 유교를 중시하였던 아산에서도 많은 효행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아산의 효행설화에도 잉어가 등장할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염치읍 대동리, 신창면 궁화리, 배방면 금곡리, 신인동 등에서 전해지는 효자 이야기에 잉어가 등장하고 있다.

염치읍 대동리의 <효자문 전설>에서는 채동교의 정려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채동교가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병석에 계셨다. 아버지께서 잉어고기가 먹고 싶다고 하여 채동교는 눈보라 치는 겨울에 개울로 나갔다. 얼음을 깨고 낚시를 했지만 쉽게 잉어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커다란 잉어 한 마리가 뛰어올라 그것으로 아버지께 음식을 해 드렸다. 그의 효성이 널리 퍼져 나라에서 채동교에게 정문을 하사했다.

신창면 궁화리에서 전해지는 <효자비 전설>에서도 병환 중인 어머니께서 잉어가 드시고 싶다고 한다. 효자 안일관은 방죽에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더니 잉어가 물 위로 올라왔다. 그의 효심에 감동하여 조정에서 효자비가 내려왔다고 한다.

배방면 금곡리의 <잉어못> 전설에서는 맹사성의 여덟 살 때 이야기가 등장한다. 맹사성의 어머니께서 병환이 위중하였는데, 의원을 불러 약을 써도 차도가 없었다. 그런데 잉어가 병을 낫게 한다는 말을 듣고 어린 맹사성은 엄동설한에 잉어를 잡기 위해 밖으로 갔다. 꽁꽁 언 연못의 얼음을 뚫어 드디어 잉어를 잡았다. 잉어를 잡아 어머니께 드리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신인동 <물미마을 전설>은 지명전설이기도 하다. 만석이라는 청년이 노모를 모시고 사는데, 어머니께서 잉어가 먹고 싶다고 하여 만석은 겨울에 잉어를 잡으러 나서게 된다.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는데, 얼음 위로 잉어가 올라왔다. 만석이 잉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노파가 길에 쓰러져 있었다. 만석이 노파를 흔들어 깨우니 그 노파가 만석에게 잉어를 달라고 했다. 만석은 고민을 하다가 노파에게 잉어를 주었다. 그러자 노파가 웃으며 만석에게 윗동네에 물이 들어올 테니 그곳에 가서 잉어를 잡으라고 했다. 노파의 말대로 윗동네에 물이 들어오고, 만석의 어머니 병도 낫게 되었다. 만석의 동네는 물이 들어오는 바로 옆 동네라 하여 물미라 하였다고 한다.

네 이야기는 모두 다른 인물들에 대한 효행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소재로 잉어가 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편적인 소재의 등장이지만, 한편 한편의 내용에서 잉어는 간절하면서 귀한 것이다. 요즘 잉어는 그리 귀한 물고기는 아니다. 낚시터나 공원 연못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옛날 추운 겨울에 잉어를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네 편의 이야기에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부모님을 위해 애쓰는 자식의 효를 드러내기에 귀한 잉어가 좋은 소재로 쓰인 것이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효행설화의 모티브이지만, 아산에서도 여러 편의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아산이 ‘효’를 중시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산의 인물들이 효를 실천하기 위해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았음을 표현하기에 잉어 이야기가 필요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부모님께 잉어와 같은 귀한 것을 기꺼이 드릴 수 있는 자식들의 마음만큼은 효행설화처럼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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