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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이순신 장군 영정 철거될 듯

현충사관리소, 문체부에 표준영정 지정 해제 정식 신청

2020년 06월 25일(목) 14:00 [온양신문]

 

↑↑ ▲현충사 봉안된 장우성의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 <자료사진>

ⓒ 온양신문

현충사에 봉안된 충무공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의 철거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6월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 해제를 정식으로 신청했으며, 이에 대해 문체부는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규정’에 따라 오는 7월 중 영정동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을 해제하고, 문화재위원회 현상변경 절차를 거쳐 8월 중 영정을 철거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또한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해제 이후 내년 1월 표준영정 재 제작 연구용역을 거쳐 2023년까지 새로운 충무공 표준영정 제작과 지정 절차를 마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현충사관리소는 지난 2010년 문체부에 충무공 표준영정 지정해제를 신청한 바 있지만, 당시 문체부는 작가의 친일 논란은 교체 사유가 아니라고 거부했으며, 2017년에도 정부는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영정을 교체하는 것은 갈등과 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려했었다.

표준영정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민족적으로 추앙받는 선현들의 얼굴을 일관성 있게 기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말한다. 원래는 ‘정부표준영정(政府標準影幀)’이다. 표준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 훈령으로 지정된 ‘영정·동상 심의 규정’에 따른 심의 절차에 따라 지정과 해제가 결정된다.

현재 현충사 본전에 봉안된 이순신 장군 표준영정은 우리나라 1호 표준영정으로 동양화가인 월전 장우성(1912~2005)이 그린 것이다.

장우성은 이당 김은호에게서 그림을 배웠으며 일제강점기에 이름을 날렸고 광복 후에는 서울대와 홍익대 등 교수 등을 역임했다. 지난 1973년에 이충무공 기념사업회 위촉으로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그렸고 이것이 표준 영정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장우성은 화가로서의 명성과는 별개로 친일 행적으로 비난을 받았고 특히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 그가 그린 충무공 표준 영정을 지정해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비단 작가의 친일행각 뿐 아니라 이 영정 속의 복식 등은 이순신 장군 당대인 16세기가 아닌 19세기 복식으로 고증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논란의 장우성은 1943년 조선총독부에서 주관한 22회 조선미술전람회 시상식에서 당시 조선인 수상자로는 처음으로 답사를 했다.

당시 ‘매일신보’는 ‘결전하 예술가의 두 어깨에 지워진 임무가 중대함을 강조하는 열렬한 인사를 하자 일동을 대표하여 동양화의 장우성 화백은 감격에 떨리는 목소리로 총후(후방을 가리키는 말) 국민예술 건설에 심혼을 경주하여 매진할 것을 굳게 맹세하는 답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1944년 3월에는 친일단체 국민총력조선연맹을 비롯해 조선총독부 정보과 등이 후원하고 일본어판 총독부 기관지 경성일보사가 주최한 결전미술전에서 작품 ‘항마’를 응모해 입선하기도 했다. ‘항마’는 ‘악마를 굴복시키는 날카로운 검’을 뜻하는 국민가요 ‘항마의 이검’을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이런 역사적인 기록 등을 근거로 장우성은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으며, 이에 장우성의 후손들은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까지 모두 기각됐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 아산지회(지회장 박창봉)는 지난 2014 년 10월 26일 현충사 정문 앞에서 친일화가 장우성이 그린 이순신장군 표준영정 교체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혹한기와 혹서기를 제외하고 매주 일요일 현충사 방문객을 상대로 영정의 문제점을 알리는 교체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해 왔다.

박창봉 회장은 "이순신장군 영정교체 촉구 서명운동을 눈비 맞으면서 꽃 피고 낙엽 지는 것을 다섯번을 봐야했고,심지어 편안하게 서서 붙잡아 매던 현수막 끈을 은행나무가 자라다보니 나중엔 의자를 놓고 올라서서 매야 했다"면서 "초기3년여 동안은 문화제청과 현충사의 비협조로 인해 아산경찰서 정보과에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수십번을 들락거려야 했던 것과 현충사에서 확성기조차 쓰지 못하게 해 오후 4시간을 목이 아프도록 소리높여 외쳐야 했던기억들, '그놈의 친일 지겹지도 않냐'라던 일부 방문객의 비아냥은 고생이 많다는 응원의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친일화가의 손으로 영정이 그려졌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서 부끄럽고 고맙다며 힘을 실어주시던 방문객들로 인해 멈추지 않고 6년이 다 되어가도록 서명운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면서 " 5년이 넘는 짧지않은 시간이 스쳐간다.이 기간(5년) 동안 현충사에서 받은 영정 교체 서명은 1만 8천명이 넘는다. 표준영정 제1호인 이순신장군 영정이 지정해제되고 나면 친일화가의 손으로 그려진 나머지 여러 영정들도 심의를 통해 교체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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