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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통을 새 생명으로 승화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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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 화가 이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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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13일(목) 17:24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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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행복한하루(삼신할멈 맘) 90.9-65.1 Oil on Canvas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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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광훈 화가 | ⓒ 온양신문 |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발을 빨고 있는 아기의 모습처럼 행복해서 방긋 웃었으면 좋겠어요.”-
2020년도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심사위원을 맡았고, 미술세계명감에 당당히 작품을 올린 아산의 화가 이광훈 씨, 미술을 향한 그의 치열한 열정은 아산고등학교 미술반에서 시작되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쾌활했던 소년은 그림 그리는 일이 좋아서 미술실에서 친구들과 늦도록 그림을 그렸다. 그 당시 함께 그림을 그렸던 아홉 명의 친구들, 그러나 화가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이광훈 씨 뿐이다.
가천대학 미술과에 진학한 이광훈은 첫 수업에서 새로운 눈을 뜬다.
“너희들은 큰 꿈과 그림에 대한 절실함을 가지고 대학에 왔을 것이다. 그동안 피나게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너희가 공부한 것들은 다 버려라. 그건 너희들의 그림이 아니다. 잘 그리는 것, 못 그리는 것은 필요 없다. 끝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너희들의 그림을 찾아서 끝까지 가기를 바란다.”
밤을 새워 그렸던 그 많은 그림들이 내 그림이 아니라고 말하는 교수의 음성은 싸늘했다. 하지만 스무 살 이광훈은 정신이 번쩍 났다.
“매일매일 죽을 힘을 다해 그림을 그렸어요. 하루에도 몇 권씩 스케치북을 버려가며 그림을 그렸지요. 밤을 새워 그리는 동안 다 짜 쓰고 빈 껍질 뿐인 물감 통이 바닥에서 뒹굴었죠. 그러다 물감을 버렸어요. 물감을 버리고 나니까 세상의 온갖 것들이 미술 재료가 되더군요. 아주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세상을 표현했습니다.”
이광훈 화가는 물감이 아닌 것들로 미술의 다른 세계를 만났다. 그 세계는 때때로 절정이었고 고독했다. 어디를 가든 철저하게 몸부림치며 자신만의 그림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10년이 지났을까? 문득 다시 다가온 물감은 이전에 만졌던 물감이 아니었다. 밤을 새워 칠하던 붓질이 아니었다. 긴 고행 끝에 다다른 평화처럼 이광훈 화가의 붓질에는 따뜻함이 흘렀고, 다정한 마음과 영혼이 살아나는 경이로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아들을 얻었다. 이광훈 화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기는 너무나 작았고, 몸을 동그랗게 구부리고 있었는데 발가락을 빨고 있더군요. 아가의 입에 들어간 발가락이 신비로워서 가슴이 떨렸어요.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죠.”
이광훈 화가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디나 발이 있다.
“만약 자기의 발을 빨고 있는 어른이 있다면 정상으로 보이지 않을 거여요. 그런데 아기가 누워서 발을 빨고 있는 모습은 천진함과 행복함이 가득했어요. 아기는 한참 발가락을 빨다가 방긋방긋 웃었어요. 그때 화석처럼 소원 하나가 가슴에 박혔어요.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발을 빨고 있는 아기의 모습처럼 행복해서 방긋 웃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가슴에 품은 거지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일은 세상의 아버지가 되는 일과 닿아 있을까?
이광훈은 세상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예술을 하는 동료들이, 또 후배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겁니다. 그런데 한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더군요. 한국미술협회 아산지부장을 맡게 되었어요. 지방에 있는 작은 도시이지만 목숨 걸고 작품에 매진하는 화가들의 생활이 곤고하다든가 화구를 살 수 없어서 곤란을 겪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중에서도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죠. 미술인들이 마음 놓고 전시회를 열고, 또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꼭 있어야 하는데, 2017년도에 옛경찰서 자리에 있던 전시공간이 없어진 겁니다. 시장에 나왔다가 어슬렁어슬렁 찾아갈 수 있는 미술관, 시민들과 가장 가깝게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진 겁니다. 그런데 정작 미술인들이 침묵하고 있는 거예요. 몹시 상심이 된 저는 여기저기 찾아다녔어요. 시장님을 만나고, 시의원들을 만나고, 문화재단을 찾아가서 대체 전시실을 만들어 달라고 사정했지요. 그렇게 몇 달을 쫓아다니니까 삼성에서 매입하고, 시에서 관리하게 된 세븐모텔 건물 옥상을 전시 공간으로 내주겠다는 약속을 주더군요. 정말 보람 있고 기분 좋은 일이었죠.”
“2018년 미협 지부장을 내려놓으면서 후임 지부장에게 그 전시 공간을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하지만 어렵게 확보되었던 전시공간이 사라졌어요. 한 가지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제가 미협 지부장을 그만두면서 회원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일이지요. 긴 재판 끝에 승소했는데, 공익을 위해 일한다는 것은 때때로 시기와 질투를 넘어서 모함을 받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아산미술협회 고유번호증이 세무서 직원의 실수로 폐업이 된 적이 있어요. 회원들 간에 제가 고의적으로 폐업했다는 소문이 났고, 여러 차례 확인하는 전화가 왔었어요. 절대 아니었죠. 세무서 공무원의 실수였다는 사실이 세무서 공문으로 확인됐음에도 일부 회원들은 제가 그 공문서조차 위조했다는 말로 저를 몰아세웠어요. 정말이지 한때는 이렇게 ‘귀 닫고, 눈 가리는 사람들과 무슨 일을 같이 하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어요. 그러나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불신을 받게 된 데에는 저의 책임도 일정부분 있을 거라 생각하며 제 마음을 스스로 다독였습니다.”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 악의적인 소문에 휩쓸리는 사람들에게 염증을 느낀 이광훈 화가는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행복한 하루(삼신할멈 맘)’라는 주제로 시리즈 작업을 하며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애를 썼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이광훈 화가, 그의 그림들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꽃을 단순화 시켜서 과거 삼신할머니로부터 현대까지를 ‘새 생명의 복’이라고 규정한다. 이광훈 화가의 작품에 빛과 생명이 가득한 까닭이다.
자연 속에서 사물을 보는 다양한 투시법을 창안하고 캔버스에 재현하는 이광훈 화가, 인간의 내적 고통을 아기의 탄생에 연결하여 새 생명으로 승화시키는 그의 작품에는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인간 정신의 자유로움이 화폭 가득 흐르는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육중하게 다가오는 그리움이 보는 사람을 휘감는다.
마음이 다정한 이광훈 화가, 커다란 상처로 인해 신음하기도 했지만, 그는 미술인들에 대한 마음을 거둘 수 없었다. 그는 2017년도에 한국생활문화예술인협회 충남지회장을 맡았고, 2019년도에는 총연합회 회장의 중책을 맡았다.
30년 넘게 미술인으로 살고 있는 이광훈 화가는 크고 작은 작품상들을 여러 차례 받았고, 지금도 부지런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그의 진심과 헌신, 노력과 열정을 인정한 한국미술협회는 이광훈 화가에게 대한민국미술인상을 수여했다.
공부하는 화가로도 알려진 이광훈 씨,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지만 안주하지 않고 지금은 박사 1학차를 공부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삶은 물론 문화 활동이 모두 중지되었던 2021년과 2022년에도 꾸준히 미술로서 아산시민의 숨통을 열어주고 품격을 높여 주었던 이광훈 화가, 그로 인해서 은행나무길이 풍족하고 즐거웠던 것을 아산시민들은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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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년 취임식에서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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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년 취임식 장면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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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8년 초사아트 갤러리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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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1년 아트페어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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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년 전시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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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새마을 봉사 11년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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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행복한하루(삼신할멈 맘) 53.0-45.0 Oil on Canvas | ⓒ 온양신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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