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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풋살에 푹빠진 ‘골 때리는’ 그녀들

‘아산맑은’ 유니폼 입고 운동장 뛰며 자부심

2022년 11월 09일(수) 08:45 [(주)온양신문사]

 

ⓒ 온양신문

충남 아산시 농특산물 공동 브랜드인 아산맑은 유니폼을 입은 ‘골때리는’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어둠이 짙어지면서 기온은 영하로 떨어졌지만 긴 상·하의 트레이닝복만 입은 채 풋살화를 신고 약 40×20m의 넓이 풋살장 곳곳을 뛰어다닌다.

아산시국민체육센터 장애인 풋살장에 모여 땀을 흘리며 뜨거운 날숨을 뱉을 때마다 마스크 빈틈으로 하얀 입김이 새어나왔다.

이들은 아산시 공동 농특산물의 홍보맨을 자처하며 18명의 여성으로 구성돼 전국대회는 물론 지역대회에도 참가하면서 아산맑은 홍보대사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산맑은 여성팀 권유진(40) 회장은 아산시체육회에 근무하면서 풋살, 축구는 ‘남자들 운동’이었다. 충남도민체전, 아산시 슈퍼리그 축구대회등에 선수들를 응원 하며 격려를 하러 다니면 운동장에선 항상 남자들이 축구를 했다.

그러다가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어쩌다 애들이 찬 공이 날아오면 잘 차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인구 36만여명의 도·농복합 도시에 여성이 축구를 배울 곳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수도권에는 많을 것 같은데 아산지역에는 없을 것 같아서 한동안은 아예 찾아볼 엄두도 못 냈다. 하지만 축구가 계속 눈에 밟혔다.

지난 2월 팀에 합류한 이미미(53)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여성 풋살팀이 하나 있었다. 그가 입은 분홍색 유니폼 상의에 아산맑은 풋살팀이 있엇다.

“사람들과 땀 흘리며 운동하다 보니 ‘이 재밌는 걸 남자들만 하고 있었구나’ 했어요. 여자들이 축구에 접근하는 게 흔하진 않잖아요. ‘해보면 재밌는데 왜 안 할까’ 싶어서 주변에 권유해 팀에 들어온 분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너무 빨리 하려고 하지 말고 발맞춰서 천천히!” 전종화(62) 감독이 외쳤다. 주황색 콘을 두고 두 사람이 2대 1 전진 패스를 주고받은 뒤 골문 앞에서 슛을 때렸다.

드리블 훈련 때는 전 감독이 수비를 맡고 한 명씩 제치는 연습을 했다.

축구선수 출신인 우정민(31) 씨가 보디페인팅으로 제친 뒤 미소를 짓자 전 감독은 “아악~” 웃음기 가득한 비명을 질렀다.

아산맑은 여성 풋살팀인 ‘아산맑은’은 지난해 8월 첫발을 뗐다. 아산시풋살협회와 아산농업기술센터와 협업하고 아산시 농특산물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의 스포츠활동 참여로 지역사회의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조영미 씨는 “일주일 중 축구를 하는 날이 늘 기다려지고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못 갈 때면 괜히 막 답답하고 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총무를 맞고 있는 염시진 씨는 축구광인 남편의 축구 동호회를 따라다니다가 흥미가 생겨 아산맑팀에 들어왔다. 남편과 관계도 돈독해졌다.

“맨날 (‘위험할 땐 발 빼라’ ‘몸싸움하지 마라’) 혼나요. 제가 좀 끝까지 하는 성격이라. 축구를 시작한 뒤로 서로 존중하게 된 것 같아요. 남편은 새벽에 꼭 (해외) 축구를 봐야 하는 친구라서 예전엔 ‘왜 저러나’ 했는데 지금은 이해한다.”고 했다.

1년 여를 가까이 호흡을 맞추면서 실력도 늘었다. 언니 영향으로 축구에 관심이 생겨 팀에 들어온 최효정 씨는 “언니와 동료들에게 못한다고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제가 큰소리칠 수 있어요. 체력도 좋아졌고 몸 쓰는 법도 알게 됐어요”라며 웃었다.

아산이맑은 여성 풋살 부회장인 이미미 씨는 “초기에는 누가 넘어지거나 조금만 다쳐도 모두 달려가 안절부절 못했다면 이젠 그렇진 않죠”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예전에는 다른 팀과 시합을 두려워했는데 요즘에는 시합을 잡아달라고 먼저 요청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아산맑은 여성팀은 지난 4월 강원도 양구 정중앙국토 전국풋살대회에 처음 출전해 전국의 여성풋살팀과 맞서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에도 불구 하고 아산맑은쌀을 홍보에 열중이었다.

지난 5월 제16회 공주금강배 풋살대회에서는 여성부 준우승, 6월 아산맑은 전국풋살대회 공동 3위라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팀원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20~50대 여성이 18명이 있다.

이소윤 씨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겨서 좋아요. 40~50대분들도 열정 넘치시고, 운동할 땐 나이가 없잖아요”며 “서로 애칭도 붙여주고 평소에도 전화하고 밥이나 술자리 가지면서 친하게 지내요. 이렇게 적은 회비(월 2만원)로 운동도 시켜주고 물품도 지원해주고 활동할 수 있게 되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권유진 회장은 “우리 선수들에게 풋살은 이제 일상이자 삶의 일부가 되었다. 풋살을 하기 위해 모였기 때문에 서로 즐겁게,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오래 함께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여러 사람이 하다보니 약간의 실력 차이도 있지만 ‘한번 해보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스포츠 정신을 실천해 주는 동료 선수들이 있어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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