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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길] 배방산에 올라

2019년 12월 10일(화) 17:01 [온양신문]

 

↑↑ ▲유만근(숲해설가)

ⓒ 온양신문

배방산(361m)은 온양 시내의 남동쪽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올라보면 전망이 그리 좋을 수 없다. 북으로는 곡교천 너머로 영인산·무명산·국사봉·연암산·물한산 등이 보이고, 남으로는 광덕산·설화산·망경산·태학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산 지역은 물론 천안 일대까지 관망할 수 있는 요지이다.

정상으로 가는 능선 중간쯤에는 배방산성이라 불리는 옛 산성(성곽 1500m)이 있다. 온조왕 36년에 축조했다는 탕정성(湯井城)의 부속산성으로 비정(比定)하는 학자도 있다. 백제, 고려, 조선시대의 유물들이 산재해있어 오랫동안 보수하며 사용하였던 성으로 추측된다.

필자가 중학생이던 60년대 중반, 비교적 완만한 산성 남향받이에서는 매년 전교생(1000여명)이 참여하여 토끼몰이를 하던 곳이기도 하다. 토끼를 여러 마리 잡기는 했다. 누가 먹었는지는 지금껏 모른다.

진입은 크라운제과와 동천교회 사이 지점에서 한다. 산성까지는 0.8km, 정상까지는 2.5km이다. 시작부터 가파른 나무계단이 앞을 가로막는다. 계단 수가 200여개나 된다. 계단 주변은 울창한 숲이다. 참나무·소나무·잣나무·느티나무 등이 있는데 유달리 벚나무가 많다. 봄이 되면 참 화사하겠다.

계단길에 이어 평평한 소나무 숲길이 펼쳐지나 했더니 이내 참나무숲길로 바뀐다. 떨어진 낙엽이 수북하다. 300m쯤 지나니 또다시 계단길이 나타난다. 숨을 헐떡이며 주변을 보니 유난히 진달래가 많다.

문득, 짚신감발에 표주박 걸머지고 이 언덕을 넘나들던 선인(先人)들 모습에 뜬금없이 ‘바위고개’ 노랫말이 투영된다. 고달픈 인생살이 너무 서러워, 진달래꽃 꺾어들고 기다릴 상상 속 님만이 유일한 위로였을 터이니 …….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님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 십여 년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집니다.”

드디어 산성이 나타났다. 둔덕 비슷한 봉우리(성재산 250m)를 띠로 두른 듯 쌓은 성이다. 이 성 쌓기에 관하여 성배(成排, 여)와 성방(成芳, 남) 쌍둥이 남매의 기구한 이야기도 전해온다.

옛날 한 노파가 성배(成排·여)와 성방(成芳·남)이라는 쌍둥이 남매와 함께 살았다. 둘은 힘과 무예가 뛰어나 늘 다투었다. 노파는 둘 중 하나를 없애기 위해 내기를 시켰다. 배는 돌로 성을 쌓고, 방은 80근 쇠신을 신고 서울에 가서 검은 황소와 500근 쇠솥을 구해오도록 하는 것이었다.

한 달 기한을 주었는데 배가 먼저 성을 거의 완성해 가자, 방이 이기기를 기대했던 노파는 수를 썼다. 배에게 콩을 먹게 했고, 콩을 먹은 배는 배탈이 남으로써 성 쌓기에 차질을 빚었다. 그 틈을 타 방이 이기게 되었다. 배는 화가 나서 성 쌓던 돌을 하늘로 던져 그 돌에 맞아 죽었다.

백제 개로왕 원년 때의 전설이라 하니, 훗날에 있을 형제국 고구려와 백제 간 공방으로 개로왕이 전사하는 비극을 암시한 것 같기도 하다. 두 남매 이름 끝자를 따서 ‘배방산’ 이름이 생겼다고도 한다.

성 둘레길은 울창한 공원 산책로 같다. 참나무 낙엽이 두툼히 깔렸다. 갑자기 싸락눈이 내린다. 초겨울 산바람마저 불어 일순간 산중이 소란하더니 바로 고요가 찾아온다. 마른 잎새들 비비대는 소리, 떨어진 낙엽 굴러가는 소리, 싸락눈 떨어지는 소리…….

울창한 참나무 사이로 벚나무·귀룽나무·느티나무·소나무·신나무·비목나무 등이 보이고, 그 아래로 생강나무·올괴불나무·산초나무·개옻나무·찔레꽃·까마귀밥여름나무·쥐똥나무 등 키 작은 나무들이 보인다.

청미래덩굴·으름덩굴·다래· 칡 등의 덩굴이 여기저기 엉켜있다. 올괴불나무가 유난히 많다. 꽃등불 켜지는 봄날, 지나는 이의 탄성소리 요란도 하겠다.

성 둘레길 동남쪽 모서리로 고압선이 지나간다. 그 아래 나무들은 모두 베어졌다. 미국자리공·억새·조팝나무·인동초·칡 등이 크게 번성하고 있다. 그 아래쪽으로 연못 터가 있고 지금도 우물에 물이 고여 있다. 연못 옆에는 시무나무도 보인다.

시무나무는 큰 가시가 위협적이어서 성벽 주변에 많이 심었다고 하는 나무다. 이정표로 삼기위해 20리마다 심었다고도 하여 ‘스무나무’라고 하던 것이 발음이 변하여 시무나무가 되었다.

김삿갓의 시에 이 나무를 소재로 한 풍자시가 있다. “이십수하삼십객(二十樹下三十客) 사십촌중오십반(四十村中五十飯)”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시무나무 아래의 서러운 손님이 망할 놈의 마을에서 쉰 밥을 얻어먹었다’는 뜻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내내 호젓한 오솔길이다. 소나무숲·참나무숲이 교차하며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오른편 저만치쯤 설화산이 솟아있고, 그 사이로 금곡천이 흐른다. 맹사성이 노년을 보내며 ‘어부사시가’를 불렀다고 추정하는 곳이기도 하다. 노 정승은 눈만 뜨면 이 산자락 아래를 어슬렁거렸을 것이다.

배방산 정상이다. 일망무제(一望無際), 솔바람에 가슴을 씻는다. 서남 방향은 ‘배태망설’(배방산-태학산-망경산-설화산, 19.9km)의 산줄기가 둘러싸고 있으나, 동북방향으로는 거대한 아파트 군락이 아스라하다. 빙긋 웃는다. “만국 도성은 저마다 개미집, 천하 호걸들은 낱낱이 초파리(萬國都城如蟻 千家豪傑若醯鷄, 서산대사)”…….

발걸음은 예서 멈추지만, 마음은 ‘배태망설’의 산줄기를 따라 남쪽으로 몸을 낮추어 ‘솔티고개’에 이르고, 다시 완만한 태학산 능선으로 이어간다. 동남으로 달리다가 태학산 정상에 이르러서는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내리달려 넙티고개에 이른다.

다시 망경산을 거쳐 북쪽 설화산으로 향한다. 설화산에서 초원아파트 쪽으로 내려오면 출발지인 동천교회와 2km도 안 되는 지점에 이른다. 이 구간을 흔히 ‘충남의 알프스’라 부른다.
이따금, 배방산에 올라 ‘긴파람 큰 한소리’ 날려볼 일이다.

↑↑ <사진제공=유만근>

ⓒ 온양신문


↑↑ <사진제공=유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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